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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이터널스> 신화, 철학, SF가 결합된 히어로 영화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

    마블 영화라고 하면 보통 화려한 액션과 가벼운 유머, 그리고 선과 악의 대립 구도를 떠올리게 된다. 그런데 <이터널스>는 조금 다르다. 물론 슈퍼히어로들이 등장하고, 강력한 능력을 사용하며, 지구를 위협하는 적과 맞서 싸우는 기본 구조는 갖추고 있다. 하지만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훨씬 깊고 철학적이다.

    이 영화는 신화적인 요소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캐릭터들 각각이 고대 신화에서 따온 이름과 설정을 가지고 있다. 또한, 단순히 선과 악의 대립을 넘어 창조주와 창조된 존재들의 갈등, 운명과 자유의지라는 주제를 탐구한다. 여기에 SF적인 스케일까지 더해지면서, 기존 마블 영화들과는 확실히 차별화되는 독특한 분위기를 만든다.

    고대 신화 속 존재 -  히어로가 되다

    <이터널스>의 주인공들은 단순한 히어로가 아니라, 수천 년 동안 인류와 함께해 온 불멸의 존재들이다. 이들이 영화 속에서 인류 역사에 개입하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이는 단순한 연출이 아니라 실제 신화 속 이야기들과 맞물린다.

    예를 들면, 영화의 주요 인물 중 하나인 ‘이카리스(Ikaris)’는 이름부터가 그리스 신화 속 이카로스에서 따왔다. 태양을 향해 날아오르다가 결국 추락한 그 이야기 말이다. 영화 속 이카리스 역시 자신의 신념을 끝까지 지키려 하지만, 결국 파멸을 맞이한다는 점에서 신화적 요소가 강하게 반영된 캐릭터다.

    그뿐만 아니라 ‘테나(Thena)’는 아테나 여신을 연상시키고, ‘길가메시(Gilgamesh)’는 메소포타미아 신화 속 영웅 길가메시에서 따왔다. 이러한 요소들은 단순한 이름 차용을 넘어, 영화가 인간 역사와 신화를 어떻게 재해석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장치다.

    영화는 또 이터널스가 오랜 시간 동안 인류와 함께하며 신화 속 신적인 존재로 여겨졌다는 설정을 활용한다. 극 중에서 스프라이트(Sprite)는 인간들에게 신화적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 이야기들이 결국 우리가 아는 신화의 기원이 되었다는 암시를 남긴다.

    운명과 자유의지, 창조주에 대한 고민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운 갈등 요소는 이터널스가 단순한 영웅이 아니라, 창조된 존재들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셀레스티얼’이라는 신적인 존재들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그 목적도 미리 정해져 있다. 자신들이 태어난 이유가 단순히 인류를 보호하기 위함이 아니라, 더 거대한 계획의 일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이들은 혼란에 빠진다.

    특히 이카리스는 창조주의 명령을 따르는 것이 옳다고 믿으며, 끝까지 자신의 신념을 지키려 한다. 반면 세르시는 인간을 보호하기 위해 기존의 질서를 거부하는 선택을 한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운명과 자유의지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미리 정해진 운명을 따르는 것이 옳을까, 아니면 스스로 운명을 개척해야 할까?

    이러한 고민은 영화 속 인물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선택의 순간, 혹은 사회적 시스템 속에서 개인의 자유의지를 어디까지 행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과도 맞닿아 있다.

    마블의 새로운 스케일

    <이터널스>는 기존 마블 영화들보다 훨씬 큰 스케일을 자랑한다. 단순히 지구를 지키는 히어로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주의 창조와 생명의 순환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룬다.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셀레스티얼’은 우주의 창조주 같은 존재들이다. 이들은 행성을 파괴하고 새로운 생명을 창조하는 역할을 하며, 이 과정에서 이터널스를 이용한다. 이는 기존 마블 영화들이 슈퍼히어로 간의 대결에 초점을 맞췄던 것과는 달리, 훨씬 거대한 세계관을 확장하는 요소가 된다.

    특히, 영화 후반부에 등장하는 ‘티아마트’라는 새로운 셀레스티얼의 탄생 과정은 마블의 향후 스토리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마블 영화에서 우주적 존재들이 몇 번 등장한 적은 있지만, <이터널스>처럼 이들을 본격적으로 다루고 철학적 의미까지 부여한 작품은 없었다.

    이터널스가 인간보다 훨씬 오래 살고, 더 큰 존재들과 연결되어 있다 보니, 이 영화의 분위기는 기존 마블 영화들과 사뭇 다르다. 기존 마블 영화들이 개성과 유머가 넘치는 히어로들을 중심으로 했다면, <이터널스>는 신적인 존재들이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단순한 히어로 영화가 아니다

    <이터널스>는 기존 마블 영화들과는 상당히 다른 작품이다. 단순히 히어로들이 악당을 물리치는 이야기가 아니라, 신화적인 요소와 철학적인 질문, 그리고 SF적 세계관까지 결합한 독특한 서사를 담고 있다.

    이 영화가 던지는 질문들은 우리에게도 의미 있는 고민거리를 제공한다. 우리는 정해진 운명을 따라야 할까, 아니면 스스로 개척해야 할까? 인간의 가치는 무엇이며, 우리가 신이라고 부르는 존재들은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질까?

    개봉 당시 <이터널스>는 기존 마블 영화와 너무 다르다는 이유로 호불호가 갈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영화가 마블 영화들 사이에서 얼마나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는지 다시금 재조명되고 있다. 마블이 단순한 히어로 영화를 넘어서, 더 깊이 있는 서사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터널스>는 분명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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