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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테넷(Tenet)은 2020년에 개봉한 영화로, 시간의 역행이라는 독특한 개념을 바탕으로 전개되는 SF 블록버스터다. 기존의 시간 여행 영화와는 다르게, 테넷은 ‘엔트로피 역전’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이를 통해 미래와 현재, 과거가 복잡하게 얽힌다. 놀란 감독 특유의 퍼즐 같은 서사 구조와 정교한 연출이 돋보이며, 관객들에게 새로운 영화적 경험을 선사한다. 개봉 당시, 영화의 난해한 구조와 빠른 전개로 인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반대로 여러 번 볼수록 숨겨진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영화로 평가받았다.
테넷의 줄거리 - 시간 역행의 비밀을 풀다
영화는 주인공인 ‘프루타고니스트(John David Washington)’가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오페라하우스에서 벌어지는 작전 수행 도중 특수한 역행된 총알을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이후 그는 비밀 조직 ‘테넷’의 존재를 알게 되고, 인류를 멸망시킬 수도 있는 강력한 시간 역행 기술을 저지하기 위해 움직인다. 그의 여정 속에서 만난 닐(Robert Pattinson)은 신뢰할 수 있는 동료로서 함께 작전을 수행하며, 강력한 러시아 무기 딜러인 사토르(Kenneth Branagh)와 그의 아내 캣(Elizabeth Debicki)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사토르는 미래에서 보내진 정보를 이용해 현재를 조작하고, 전 세계를 위협할 무기를 사용하려 한다. 주인공은 이 음모를 막기 위해 시간 역행 기술을 활용하게 되고, 결국 거대한 전투 속에서 미래와 현재가 맞물리는 놀라운 전개가 펼쳐진다.
영화의 후반부에서는 ‘턴스타일’이라는 장치를 통해 인물들이 과거와 미래를 넘나들며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이 등장한다. 닐은 주인공보다 먼저 모든 사건을 알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이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다. 결국 주인공은 사토르를 저지하고, 캣은 그의 지배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게 된다. 하지만 이야기는 단순히 끝나지 않는다. 닐과의 대화 속에서 주인공은 자신이 훗날 ‘테넷’이라는 조직을 창설하게 될 인물이라는 사실을 암시받으며, 모든 사건이 처음부터 정해진 운명처럼 진행된 것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인물 분석 - 그들이 시간 속에서 맡은 역할
영화의 주요 인물들은 시간 역행이라는 개념 속에서 각기 다른 역할을 맡으며, 이야기를 복잡하게 얽어놓는다. 주인공인 프루타고니스트는 처음에는 단순한 요원으로 보이지만, 점차 사건의 중심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자신이 거대한 퍼즐 속 한 조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닐은 처음에는 수수께끼 같은 조력자로 등장하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그가 주인공보다 먼저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그는 미래에서 온 존재로, 주인공을 돕기 위해 일부러 접근한 인물이다.
사토르는 영화의 핵심 악역으로, 시간 역행 기술을 이용해 전 세계를 위협하는 인물이다. 그의 목표는 단순한 권력 획득이 아니라, 스스로의 삶과 죽음을 통제하는 것에 가깝다. 그의 폭력성과 잔인함은 아내인 캣과의 관계에서도 드러나는데, 캣은 처음에는 그의 지배 아래 고통받지만, 점차 주체적인 선택을 하며 이야기의 중요한 변화를 이끈다. 특히, 그녀는 사토르를 제거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맡으며, 자신의 삶을 되찾게 된다.
테넷의 영화적 특징 - 독창적인 연출과 액션
테넷의 가장 큰 특징은 시간 역행을 활용한 액션과 스토리텔링이다. 영화는 단순한 SF 액션이 아니라, 실제 물리학적 개념인 ‘엔트로피 역전’을 바탕으로 한 설정을 사용해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이를 통해 과거와 현재가 동시에 존재하는 장면들이 연출되며, 시청자들에게 독특한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시간 역행을 활용한 액션 장면은 기존 영화에서 볼 수 없던 독창적인 방식으로 구현되었다. 예를 들어, 폭발이 일어나면서 잔해가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폭발이 되돌아가며 잔해가 다시 조립되는 장면은 영화의 핵심 개념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대표적인 사례다. 또한, 인버전(Inversion) 기술을 이용한 격투 장면에서는 한쪽은 정상적인 시간의 흐름을 따르고, 다른 한쪽은 거꾸로 움직이는 독특한 연출이 사용되었다.
이와 더불어, 테넷은 놀란 감독 특유의 실사 촬영 방식과 미니멀한 CG 사용 기법을 유지하며 현실감을 극대화했다. 실제 전투 장면에서는 컴퓨터 그래픽이 아니라, 실제 배우들이 시간을 역행하는 동작을 연습하여 촬영되었고, 자동차 추격 장면에서도 CG를 최소화하고 실제 차량을 역행시키는 방식으로 촬영이 진행되었다. 이 같은 연출 방식은 영화의 몰입도를 높이며,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테넷 영화 평가 -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
테넷은 개봉 당시 많은 논란과 함께 다양한 평가를 받았다. 우선, 놀란 감독의 연출력과 독창적인 스토리텔링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기존에 본 적 없는 시간 개념을 활용한 영화’라는 찬사를 얻었다. 특히, 시간 역행을 활용한 액션 장면과 퍼즐 같은 이야기 구조는 영화 팬들에게 큰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부정적인 평가도 적지 않았다. 영화의 스토리가 너무 난해하다는 점이 가장 큰 단점으로 꼽혔다. 빠른 전개와 과학적 개념이 뒤섞인 복잡한 대사는 관객들이 내용을 따라가기 어렵게 만들었고, 사운드 믹싱 문제로 인해 대사가 명확하게 들리지 않는 점도 비판을 받았다. 또한, 감정적인 몰입보다는 논리적인 구조를 중시한 영화이기 때문에, 캐릭터들에게 감정적으로 공감하기 어려웠다는 의견도 있었다.
영화를 보고나서
테넷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가장 복잡하면서도 독창적인 작품 중 하나로, 시간 역행이라는 신선한 개념을 활용해 새로운 영화적 경험을 제공한다. 난해한 구조 때문에 한 번에 이해하기 어려운 영화이지만, 다시 볼수록 숨겨진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작품이다. 액션, SF, 스릴러가 결합된 이 영화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가치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을 것이다.